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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이 만든 걸작 -도담삼봉과 석문-
작성자 김종섭 등록일 10.03.16 조회수 297
 남한강이 만든 걸작-도담삼봉과 석문-

아래의 글은 지질학자인 손영운의 "우리땅 과학답사기" 253쪽의 내용입니다.

도담삼봉을 만든 것은 다름 아닌 남한강의 물이었다. 남한강을 흐르는 물이 도담삼봉과 이어지는 산의 끝자락 사이를 용식시켜 떼어 놓은 것이다. 지질학에서는 이러한 지형을 라피에라고(lapies) 부른다. 석회암이 노출된 지대에 물이 흘러 용식이 잘 되는 부분은 점점 사라지고 용식이 잘 안 되는 부분만 남게 되었는데, 이러한 작용이 계속되어 형성되는 크고 작은 석회암의 돌출 부분이 바로 라피에다. 우리나라에서 라피에 지형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은 강원도 영월이다.

도담삼봉 주차장에서 음악분수대를 지나 남한강 상류를 따라 산 쪽으로 약 200m정도 올라가면 무지개 모양을 한 아주 독특한 지형을 만날 수 있다. 마치 사람이 만든 하늘 다리처럼 보이지만 이 또한 남한강 물이 만든 자연교다. 석회암 지대에서 석문은 먼저 석회 동굴이 형성된 후 시간이 지나면서 동굴 입구 뒷부분이 완전히 무너져 내리거나 아니면 동굴의 중간 부분의 앞뒤가 사라지고 동굴의 일부분만 남아 있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그러므로 석문은 석회암 지형중에서 아주 특별한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른 새벽에 안개 돋은 남한강변의 석문을 본 추사 김정희도 시심이 발동했는지 다음과 같은 시를 지었다고 한다.

백 척의 돌무지개가 물굽이를 열었으니
신이 빗은 천불에 오르는 길 아득하네.
차마 가고 오는 발자취를 허락하지 않으니
다만 연기와 안개만이 오갈 뿐이네.

지금은 석문까지 쉽게 갈 수 있도록 계단을 설치해 두었지만 계단이 없었던 조선시대 때는 웬만큼 굳은 마음이 없으면 가기 힘든 곳이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나룻배를 타고 남한강 아래에서 위를 쳐다보면서 석문의 신비로운 형상에 마음만 빼앗겼을 것이다.

동강과 서강이 만나 흘러가는 단양의 물길은 소백산맥의 분령이 어우러져 청풍호와 충주호로 이어진다. 이 쪽빛 물은 단순히 시간을 따라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도담삼봉, 석문과 같은 절경들을 만들었다. 겉으로 보기엔 온유하고 잔잔한 물결이 오랜 시간 꾸준한 노력을 통해 지금의 이곳을 만들었던 것이다. 아니 어쩌면 만들었다는 것은 인간의 표현일 뿐 남한강은 그저 그렇게 제 갈 길을 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거울같이 투명한 남한강의 흐름은 지나가는 이의 발걸음을 잡음과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일러준다. 자연스레 단양의 물길을 따라 이동하게 되는 여행객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세속의 고민들을 흘려 보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단양의 물길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오고 가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학교도서관에 위의 책이 있으며 관심있는 학생은 대출하여 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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